"신기술 10개 중 9개 장롱특허…사업화 예산 늘려야"

입력 2021-12-19 17:42   수정 2021-12-20 08:56

“국공립 연구기관과 대학교에서 정부 예산을 들여 개발한 신기술 중 90%는 사업과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장롱 특허’에 머물고 있습니다. 연구개발(R&D)만큼이나 사업화에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입할 때입니다.”

김호원 한국기술사업화협회장(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화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1년 예산은 27조4000억원으로 세계 5위권인데 사업화 예산은 1조원도 채 되지 않는다”며 “기관 보유 기술 홍보 마케팅, 수요 기업 연결 등 사업화 예산이 연구개발 예산의 10% 수준인 최소 3조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사업화협회는 특허법인 등 기술 거래 및 기술사업화 분야 전문기관 300여 개로 이뤄진 사단법인이다. 2000년 기술이전법 제정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된 기술사업화 제도는 연구기관과 대학교에서 개발한 특허 등 신기술을 기업에 일정 금액을 받고 판매하는 제도다. 한국의 기술이전 건수는 2019년 기준 1만1676건으로 건당 평균 가격은 2000만원 안팎이다. 자체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는 단비 같은 제도다.

문제는 연구기관과 대학교에서 보유한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매우 적다는 데 있다. 작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간한 사업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연구기관 및 대학의 기술 활용률은 8.9%에 불과했다. 나머지 90% 이상의 기술은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기술개발에 착수하는 단계부터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전문 연구기관 등과 수요 기업이 함께하는 방식으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술사업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 등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사장될 위기에 처한 기술을 발굴해 사업화로 연결한 연구기관 직원, 대학교 교직원에게 수익의 최대 10%를 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국민소득 3만달러 언저리에서 수년째 머물러 있다”며 “연구개발에만 몰두하다 사업화를 놓치는 ‘연구개발의 역설’을 극복해야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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